대항력은 전입신고를 한 날이 아니라 그 다음 날 0시에 생긴다
조문은 이렇게 되어 있다.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이 경우 전입신고를 한 때에 주민등록이 된 것으로 본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여기서 말하는 '제삼자에 대한 효력'이 대항력이다. 대항력은 집이 팔리거나 경매로 넘어가 주인이 바뀌어도 계약 기간 동안 그 집에 계속 살 수 있고, 보증금도 새 주인에게 달라고 할 수 있는 힘이다. 새 주인이 임대인의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기 때문이다(같은 조 제4항).
대법원 1999. 5. 25. 선고 99다9981 판결은 '그 익일부터'가 '익일 오전 영시부터'라는 뜻이라고 못 박았다. 이 사건의 임차인은 1996년 8월 27일에 전입신고를 마쳤고, 대항력은 8월 28일 0시에 생겼다. 저당권은 같은 8월 28일 낮에 설정됐다. 0시가 낮보다 앞서므로 임차인이 이겼다. 전입신고가 하루만 늦었다면 결과가 그대로 뒤집혔을 사건이다.
| 잔금·인도·전입신고 | 집주인의 근저당 설정 | 누가 앞서나 |
|---|---|---|
| 3월 10일 | 3월 10일 낮 | 은행이 앞선다. 임차인의 대항력은 3월 11일 0시라 하루 늦다 |
| 3월 10일 | 3월 11일 낮 | 임차인이 앞선다. 대항력이 3월 11일 0시에 이미 생겨 있다 |
| 3월 10일 | 3월 9일 이전 | 은행이 앞선다. 계약 전부터 있던 빚이라 등기부에서 미리 보이는 경우다 |
전입신고는 새 거주지에 전입한 날부터 14일 안에 하면 된다(주민등록법 제16조 제1항). 그러나 이 14일은 신고 의무를 지키는 기한일 뿐 대항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대항력은 신고를 마친 다음 날 0시에 생기므로, 하루라도 앞당기려면 잔금일 당일에 짐을 넣고 그날 신고를 끝내는 것이 가장 이르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다른 권리다. 둘 다 있어야 한다
전입신고로 생기는 것은 대항력이고, 확정일자로 생기는 것은 우선변제권이다. 이름이 비슷해 하나만 해 두고 끝냈다고 여기기 쉬운데 근거 조문이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다. 대항력은 '그 집에 계속 살 수 있는 힘'이고, 우선변제권은 '집이 경매나 공매로 팔렸을 때 그 돈을 남보다 먼저 받는 순위'다. 공매는 세금을 못 걷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집을 파는 절차로, 법원이 진행하는 경매와 절차만 다르고 임차인에게 닥치는 결과는 같다. 살 권리와 돈 받을 순위는 별개라, 하나만 갖추면 나머지 하나는 없다.
| 구분 | 대항력 | 우선변제권 |
|---|---|---|
| 무엇을 하면 생기나 | 집을 실제로 넘겨받고(인도) 전입신고를 마치면 생긴다 | 위 두 가지에 더해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야 생긴다 |
| 언제부터 | 요건을 갖춘 다음 날 오전 0시 |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둘 다 갖춘 때 |
| 무슨 일을 하나 | 집이 팔리거나 경매로 주인이 바뀌어도 계약 기간 동안 계속 살 수 있고, 새 주인이 임대인 자리를 물려받아 보증금을 그에게 청구한다 | 경매나 공매로 집이 팔렸을 때 그 대금에서 나보다 순위가 뒤인 사람들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는다 |
| 빠뜨리면 |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낙찰자가 나가라고 하면 버틸 수 없다 | 돈을 받는 줄에서 뒤로 밀려 배당에서 남는 것이 없을 수 있다 |
| 근거 조문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제4항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 |
제3조의2 제2항은 우선변제권을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에게 준다. 두 가지를 함께 요구하는 문장이므로, 확정일자를 아무리 일찍 받아 두어도 집을 넘겨받고 전입신고를 마치기 전에는 순위가 서지 않는다.
확정일자는 계약서에 관공서가 날짜를 찍어 그날 그 계약서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남기는 것이다. 주택 소재지의 읍·면사무소, 동 주민센터, 시(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는 빠지고 특별자치도는 든다)·군·구(자치구)의 출장소, 지방법원과 그 지원, 등기소, 공증인이 부여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 제1항). 전입신고는 새 거주지의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한다(주민등록법 제16조 제1항). 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하면서 계약서 원본을 함께 내면 두 가지가 한 자리에서 끝난다. 계약서 원본은 확정일자 도장이 찍힌 상태로 보관해라.
지역별 최우선변제 — 보증금이 작으면 순위와 상관없이 일정액을 먼저 받는다
보증금이 시행령이 정한 금액 이하인 임차인을 소액임차인이라 한다. 소액임차인은 보증금 중 일정액을 다른 담보물권자(근저당권처럼 그 집을 잡아 둔 채권자를 말한다)보다 먼저 받는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제1항). 순위를 따지지 않는다는 뜻이라, 근저당이 아무리 앞서 있어도 이 금액만큼은 먼저 나온다. 대신 경매신청 등기 전에 집을 넘겨받고 전입신고를 마쳐 두어야 한다(같은 항 후단). 확정일자는 이 권리에 필요하지 않다.
| 지역 | 보증금이 이 금액 이하여야 소액임차인이다 | 그중 먼저 받을 수 있는 금액 |
|---|---|---|
| 서울특별시 | 165,000,000원(1억 6,500만원) | 55,000,000원(5,500만원) |
| 과밀억제권역(서울특별시 제외), 세종특별자치시, 용인시, 화성시, 김포시 | 145,000,000원(1억 4,500만원) | 48,000,000원(4,800만원) |
| 광역시(과밀억제권역에 든 지역과 군 지역은 제외), 안산시, 광주시, 파주시, 이천시, 평택시 | 85,000,000원(8,500만원) | 28,000,000원(2,800만원) |
| 그 밖의 지역 | 75,000,000원(7,500만원) | 25,000,000원(2,500만원) |
이 표를 볼 때 기준이 되는 날은 계약한 날이 아니라 그 집에 선순위 담보물권(근저당권 같은 것)이 설정된 날이다. 시행령 부칙은 개정 규정을 '이 영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계약에 대해서도 적용하되, 이 영 시행 전에 임차주택에 대하여 담보물권을 취득한 자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정한다(2023. 2. 21. 대통령령 제33254호 부칙 제2조. 2021년과 2018년 개정 부칙도 같은 문장이다). 그러므로 오래전에 잡힌 근저당이 앞서 있는 집이라면, 오늘 계약해도 그 근저당과의 관계에서는 그 근저당이 설정될 당시의 금액표가 적용된다. 위 금액은 2023년 2월 21일 이후에 설정된 담보물권을 기준으로 한 현행 금액이다. 세 번째 줄의 '광주시'는 경기도 광주시다. 광주광역시는 같은 줄 앞머리의 '광역시'에 든다. 먼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주택가액(대지 값을 포함한다)의 2분의 1을 넘지 못하고(법 제8조 제3항 단서, 시행령 제10조 제2항), 부부처럼 한 집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는 임차인이 둘 이상이면 한 사람으로 보아 각 보증금을 합산한다(같은 조 제4항).
표 두 번째 줄의 '과밀억제권역'은 수도권 전부가 아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별표 1이 정한 곳만 해당하는데, 원문이 아스키 표라 화면에서 잘 읽히지 않으므로 그대로 옮긴다.
- 서울특별시
- 인천광역시 — 다만 강화군, 옹진군, 서구 대곡동·불로동·마전동·금곡동·오류동·왕길동·당하동·원당동, 인천경제자유구역, 남동 국가산업단지는 빠진다
- 경기도 의정부시·구리시·하남시·고양시·수원시·성남시·안양시·부천시·광명시·과천시·의왕시·군포시
- 경기도 남양주시 중 호평동·평내동·금곡동·일패동·이패동·삼패동·가운동·수석동·지금동·도농동
- 경기도 시흥시 — 다만 반월특수지역은 빠진다
등기부등본 — 갑구와 을구만 제대로 봐도 대부분 걸러진다
등기사항증명서(흔히 등기부등본이라 부른다)는 누구나 수수료를 내고 뗄 수 있다(부동산등기법 제19조 제1항). 관할 등기소가 아닌 곳에서도 되고(같은 조 제2항)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바로 뗀다. 남의 집이라도 주소만 알면 된다. 계약 전에 한 번, 잔금을 치르는 날 아침에 다시 한 번 떼라. 그 사이에 근저당이 새로 잡혔는지 확인하는 것이 두 번째로 떼는 이유다.
| 칸 이름 | 여기 적히는 것 | 무엇을 볼 것인가 |
|---|---|---|
| 표제부 | 그 집이 어디에 있고 몇 제곱미터인지 같은, 집 자체의 표시 | 계약서에 적은 주소·동·호수가 표제부와 글자 하나까지 같은지 본다. 다르면 엉뚱한 집에 전입신고를 한 것이 되어 대항력이 그 집에 붙지 않는다 |
| 갑구 | 소유권에 관한 사항. 누가 주인인지, 그리고 압류·가압류(빚 때문에 집을 함부로 팔지 못하게 묶어 둔 것)·가등기(나중에 소유권을 넘겨받기로 미리 자리를 잡아 둔 것)·경매개시결정처럼 소유권을 흔드는 것들이 적힌다 (부동산등기법 제15조 제2항) |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사람이 갑구의 현재 소유자와 같은 사람인지 신분증으로 대조한다. 압류·가압류·경매개시결정이 하나라도 있으면 계약하지 마라 |
| 을구 | 소유권 외의 권리에 관한 사항. 근저당권, 전세권, 임차권등기 같은 것들이 적힌다 (부동산등기법 제15조 제2항) |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모두 더한다. 이것이 나보다 앞선 빚이다. 앞선 전세권이나 임차권등기가 보이면 이미 보증금을 못 받은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
밀린 세금은 등기부에 나오지 않는다. 등기부가 깨끗해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이고, 다음 절의 열람권이 따로 있는 이유다.
을구에 적힌 '채권최고액'은 집주인이 지금 지고 있는 빚의 액수가 아니다. 근저당권은 담보할 채무의 최고액만 정해 두고 실제 채무가 얼마인지는 나중에 확정하도록 하는 담보이고(민법 제357조 제1항), 이자도 그 최고액 안에 들어 있는 것으로 본다(같은 조 제2항). 그래서 등기부에는 상한선만 적히고 오늘 남은 원금이 얼마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금융기관은 이자와 연체이자까지 담을 수 있도록 빌려준 원금보다 높게 최고액을 잡는다. 액면 그대로 빚이라고 읽으면 실제보다 크게 잡히고, 반대로 실제 잔액은 등기부만으로는 알 길이 없다.
실제 잔액을 알고 싶으면 임대인에게 금융기관이 발급한 부채증명서를 요구해라. 받지 못했다면 위험을 잴 때는 채권최고액을 그대로 쓰는 편이 안전하다. 실제 빚보다 크게 잡히지만, 그 방향으로 틀리는 것은 손해가 아니다.
위험을 재는 산식 하나와 예시 셋
계산기를 돌릴 일이 아니다. 산식은 하나다. (선순위 채권최고액 + 내 보증금) ÷ 집값. 집이 경매로 팔렸을 때 나보다 앞선 빚과 내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여기서 집값은 부동산에서 부르는 호가가 아니라 같은 단지·같은 면적이 최근에 실제로 거래된 값을 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확인한다.
| 예시 | 집값(최근 실거래가) | 선순위 채권최고액 | 내 보증금 | 비율 |
|---|---|---|---|---|
| 가 | 300,000,000원(3억원) | 0원 | 200,000,000원(2억원) | 66.7% |
| 나 | 300,000,000원(3억원) | 120,000,000원(1억 2,000만원) | 150,000,000원(1억 5,000만원) | 90.0% |
| 다 | 250,000,000원(2억 5,000만원) | 180,000,000원(1억 8,000만원) | 100,000,000원(1억원) | 112.0% |
선순위 채권최고액은 을구의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을 모두 더한 값이다. 계산에는 실제 대출 잔액이 아니라 채권최고액을 넣는다. 실제 빚보다 크게 잡히지만 그쪽으로 틀리는 것이 안전하다.
- 가 — 앞선 빚이 없고 비율이 66.7%다. 집이 실거래가의 3분의 2 아래로 낙찰되지 않는 한 보증금이 남는다
- 나 — 90.0%다. 시세의 90%인 2억 7,000만원에 낙찰되면 앞선 빚과 내 보증금을 합한 금액과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그보다 조금이라도 낮게 팔리면 보증금이 빈다. 경매 낙찰가는 시세보다 낮게 정해지는 것이 보통이라 여유가 없는 자리다
- 다 — 112.0%다. 집을 제값에 다 팔아도 앞선 빚과 내 보증금을 합한 금액에 못 미친다. 계산상 이미 모자라므로 계약하지 마라
임대인이 세금을 안 냈는지 볼 권리가 있다
밀린 세금은 등기부에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국세와 지방세는 경매나 공매의 배당에서 임차인보다 앞설 수 있으므로, 등기부가 깨끗해도 밀린 세금이 크면 보증금이 남지 않는다. 그래서 법이 임차인에게 열람할 권리를 따로 줬다.
먼저 임대인에게 의무가 있다.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은 국세징수법 제108조에 따른 납세증명서와 지방세징수법 제5조 제2항에 따른 납세증명서를 임차인에게 제시하여야 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 제2호). 임대인이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미납국세 열람과 미납지방세 열람에 각각 동의하는 것으로 이를 갈음할 수도 있다. 같은 조 제1호는 그 집의 확정일자 부여일과 차임·보증금 정보를 제시할 의무도 정한다.
- 국세는 세무서에서 본다임차할 건물이 있는 곳의 관할 세무서장에게 열람을 신청한다. 관할이 아닌 다른 세무서장에게 신청해도 되고, 신청을 받은 세무서장은 응해야 한다(국세징수법 제109조 제1항). 신청할 수 있는 시점은 임대차계약을 하기 전, 또는 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다.
- 지방세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본다임대인이 내지 않은 지방세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열람을 신청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그 신청에 응해야 한다(지방세징수법 제6조 제1항). 신청 시점은 국세와 같아서, 계약 전이거나 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 기간이 시작되는 날까지다.
- 임대인이 동의해 주지 않으면이미 계약을 체결한 임차인 중 보증금이 10,000,000원(1천만원)을 넘는 사람은,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국세 열람을 신청할 수 있다(국세징수법 제109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97조 제2항). 이때 세무서장은 열람 내역을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알린다. 지방세도 같은 구조이고 기준 금액도 1천만원으로 같다(지방세징수법 제6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8조 제2항). 이때도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열람 사실을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알린다.
잔금일까지의 순서, 그리고 보증금 반환보증
- 계약 전 — 등기부와 세금을 본다등기사항증명서를 떼어 표제부·갑구·을구를 확인하고, 선순위 채권최고액과 내 보증금을 더해 집값으로 나눠 본다. 임대인에게 미납 국세와 지방세 열람 동의를 받는다. 여기서 걸리는 것이 있으면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안전장치다.
- 계약할 때 — 사람과 계좌를 맞춘다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사람이 갑구의 현재 소유자와 같은 사람인지 신분증으로 대조하고, 보증금은 반드시 그 소유자 명의의 계좌로 보낸다. 대리인이 나오면 소유자의 인감증명서가 붙은 위임장을 확인한다. 잔금일 다음 날까지 새 담보권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넣는다.
- 잔금일 아침 — 등기부를 다시 뗀다계약한 날과 잔금일 사이에 근저당이나 압류가 새로 붙었을 수 있다. 잔금을 보내기 전에 확인해야 하고, 새로 붙은 것이 있으면 잔금을 보내지 말고 먼저 정리를 요구한다.
- 잔금일 — 짐을 넣고 그날 안에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끝낸다대항력은 인도와 주민등록을 둘 다 마쳐야 생긴다. 짐을 넣어 실제로 넘겨받고, 같은 날 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하면서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는다. 하루 늦추면 대항력이 생기는 날도 하루 늦어진다.
- 잔금일 다음 날 0시 — 대항력이 생긴다이 시점부터 집이 팔리거나 경매로 넘어가도 계약 기간 동안 살 수 있고, 새 주인이 임대인의 자리를 물려받는다. 그전까지의 하루가 이 페이지 첫 문단이 말한 빈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