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재산약정이란 — 약정하지 않으면 민법이 정한 규칙을 따른다
「민법」 제829조 제1항은 '부부가 혼인성립전에 그 재산에 관하여 따로 약정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재산관계는 본관중 다음 각조에 정하는 바에 의한다' 고 정한다. 뒤집어 읽으면, 혼인 성립 전에 재산에 관해 따로 약정을 하면 그 약정이 부부의 재산관계를 정하고, 약정하지 않으면 제830조부터 제833조까지의 규칙(법정재산제, 곧 법이 기본값으로 정해 둔 부부 재산의 규칙)이 적용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혼인성립' 은 예식이 아니라 혼인신고다. 「민법」 제812조 제1항은 혼인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정한다. 그러니 부부재산약정의 모든 기한은 예식일이 아니라 혼인신고가 수리되는 날을 기준으로 센다.
혼인신고 전에만 맺을 수 있고, 혼인 중에는 함부로 바꾸지 못한다
「민법」 제829조 제2항은 '부부가 혼인성립전에 그 재산에 관하여 약정한 때에는 혼인중 이를 변경하지 못한다. 그러나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변경할 수 있다' 고 정한다. 혼인신고 뒤에 두 사람이 마음을 바꿔 새로 합의하는 것만으로는 약정을 바꿀 수 없다는 뜻이다.
- 변경 허가 —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은 '「민법」 제829조제2항 단서에 따른 부부재산약정의 변경에 대한 허가' 를 라류 가사비송사건으로 정한다. 가정법원이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보고 허가 여부를 정한다.
- 관리자 변경·공유재산 분할 — 제829조 제3항은 약정에 따라 부부 한쪽이 다른 쪽의 재산을 관리하다가 부적당한 관리로 그 재산을 위태롭게 한 때에는 다른 쪽이 자기가 관리할 것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고, 그 재산이 부부의 공유이면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은 이를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둔다.
- 변경도 등기해야 한다 — 제829조 제5항은 제2항·제3항의 규정이나 약정에 따라 관리자를 변경하거나 공유재산을 분할했을 때 그 등기를 하지 않으면 부부의 승계인 또는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등기하지 않으면 두 사람 사이에서만 통한다
「민법」 제829조 제4항은 '부부가 그 재산에 관하여 따로 약정을 한 때에는 혼인성립까지에 그 등기를 하지 아니하면 이로써 부부의 승계인 또는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고 정한다. 대항하지 못한다는 것은 약정이 무효라는 뜻이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서는 약정대로 하더라도 그 밖의 사람에게는 약정을 내세울 수 없다는 뜻이다.
부부의 승계인은 부부의 권리·의무를 이어받는 사람, 예컨대 상속인이다. 제삼자에는 부부 한쪽과 거래한 상대방이나 채권자가 들어간다. 약정에서 어떤 재산을 한쪽의 단독 소유로 정했더라도 등기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들에게는 약정을 근거로 '이것은 내 것' 이라고 주장하기 어렵다. 그리고 등기 기한은 혼인 성립, 곧 혼인신고까지다.
등기 절차 — 남편이 될 사람의 주소지 등기소에 둘이 함께
부부재산약정 등기는 「비송사건절차법」 제6장(제68조~제71조)과 대법원규칙인 「부부재산약정등기규칙」이 정한다. 순서대로 따라가면 다음과 같다.
- 약정서를 작성한다신청서에 첨부할 서면 첫째가 부부재산약정서다(「부부재산약정등기규칙」 제4조 제1호). 신청서에도 부부재산약정의 내용을 적어야 하므로(같은 규칙 제3조 제4호), 무엇을 약정하는지 항목별로 구체적으로 쓴다.
- 첨부서면을 모은다같은 규칙 제4조는 부부재산약정서, 각 약정자의 인감증명서, 혼인신고를 하지 아니한 것을 증명하는 서면, 주소를 증명하는 서면, 주민등록번호를 증명하는 서면, 대리인이 신청하는 경우 그 권한을 증명하는 서면을 첨부하도록 한다. 외국인 약정자는 인감증명 대신 본국 관공서의 서명 증명이나 공정증서를 낼 수 있다.
- 관할등기소를 확인한다「비송사건절차법」 제68조는 부부재산 약정의 등기에 관하여 남편이 될 사람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 그 지원 또는 등기소를 관할등기소로 한다고 정한다. 두 사람이 따로 산다면 아내가 될 사람의 주소지가 아니라 남편이 될 사람의 주소지가 기준이다.
- 두 사람이 함께 신청한다같은 법 제70조는 부부재산 약정에 관한 등기는 약정자 양쪽이 신청한다고 정한다. 한쪽만 가서 낼 수 없고, 대리인에게 맡기면 위임 권한을 증명하는 서면이 필요하다. 신청서에는 등기의 목적, 등기원인과 그 연월일, 약정자의 성명·주소·주민등록번호, 약정의 내용, 등기소의 표시, 신청연월일 등을 적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한다(규칙 제3조).
- 등기를 마친 뒤에 혼인신고를 한다제829조 제4항이 혼인성립까지 등기하라고 정하므로, 등기가 끝난 것을 확인한 다음 혼인신고서를 낸다. 순서를 거꾸로 하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길이 닫힌다.
약정하지 않으면 — 법정재산제의 네 조문
부부재산약정을 하지 않은 부부, 곧 대부분의 부부에게는 「민법」 제830조부터 제833조까지가 적용된다. 한국의 법정재산제는 각자의 재산을 각자 갖는 별산제가 기본이다.
| 조문 | 내용 | 실제로 의미하는 것 |
|---|---|---|
| 제830조 제1항 (특유재산) |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한다. | 결혼 전 재산은 물론, 결혼 뒤에 산 재산도 명의자의 것이 원칙이다. |
| 제830조 제2항 (귀속불명재산) | 부부의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재산은 부부의 공유로 추정한다. | 가구·가전처럼 누구 것인지 가리기 어려운 재산은 둘의 공동 소유로 본다. 추정이므로 반대 증거로 뒤집을 수 있다. |
| 제831조 (특유재산의 관리) | 부부는 그 특유재산을 각자 관리, 사용, 수익한다. | 자기 명의 재산은 자기가 관리하고, 거기서 나오는 이자·임대료 같은 수익도 자기가 갖는다. |
| 제832조 (일상가사 채무의 연대책임) | 부부의 일방이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제삼자와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일방은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미 제삼자에 대하여 다른 일방의 책임없음을 명시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생활에 필요한 일상적인 거래로 생긴 빚은 배우자도 함께 갚을 책임이 있다. 거래 상대방에게 미리 책임이 없다고 밝혀 두었다면 예외다. |
| 제833조 (생활비용) |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은 당사자간에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부부가 공동으로 부담한다. | 생활비 분담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둘이 함께 부담한다. |
출처는 「민법」(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시행) 제830조부터 제833조까지다. 왼쪽 두 칸은 조문을 옮긴 것이고, 오른쪽 칸은 이 페이지의 풀이다. 일상의 가사가 어디까지인지는 민법이 정의하지 않으므로 개별 거래마다 판단이 갈린다.
이혼할 때 재산분할과의 관계 — 여기서 결론을 내지 않는다
부부재산약정을 알아보는 사람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이혼할 때 약정대로 나뉘느냐다. 「민법」 제839조의2는 협의상 이혼한 사람 한쪽이 다른 쪽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고(제1항), 협의가 되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으면 가정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며(제2항), 이 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한다(제3항)고 정한다. 재판상 이혼에도 제843조가 이 조문을 준용한다.
한편 명의만으로 분할 대상 여부가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 제830조 제1항이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특유재산으로 정하더라도, 재산분할에서는 제839조의2 제2항대로 그 재산을 이룩하는 데 쌍방이 협력했는지 등이 따로 참작된다. 법정재산제의 소유 규칙과 이혼 때의 분할 규칙은 별개의 조문이라는 점을 구분해 둔다.
혼인신고 전에 정리해 둘 재산 체크 표
부부재산약정을 하든 하지 않든, 혼인신고 전에 각자의 재산과 채무를 정리해 두면 나중에 무엇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인지(제830조 제1항) 다툴 일이 줄어든다. 약정을 한다면 이 목록이 곧 약정서의 초안이 된다.
| 항목 | 정리해 둘 것 | 왜 필요한가 |
|---|---|---|
| 부동산 | 등기부등본, 취득일과 취득가액, 남은 대출 |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임을 날짜로 보여 줄 수 있다. |
| 전세·월세 보증금 | 임대차계약서, 보증금을 낸 사람과 출처 | 신혼집 보증금을 누가 얼마 냈는지는 나중에 가장 자주 흐려지는 항목이다. |
| 예금·적금·투자 | 혼인신고일 직전 기준 잔액이 찍힌 거래내역·잔고증명 | 혼인 뒤 섞이기 쉬운 자산이라 기준일 잔액을 남겨 두어야 구분된다. |
| 자동차 | 자동차등록증, 할부 잔액 | 명의와 할부 채무를 누가 지는지 함께 확인한다. |
| 채무 | 대출·카드론·보증채무 목록과 잔액 | 혼인 전 채무는 원칙적으로 본인 몫이지만 서로 모르면 생활비 거래와 섞인다(제832조). |
| 부모에게 받을 돈·받은 돈 | 증여인지 빌린 것인지, 이체 내역과 차용증 여부 | 증여와 대여는 세금도 소유도 다르게 다뤄진다. 혼인 전에 성격을 정해 둔다. |
| 혼수·예물 | 누가 어떤 돈으로 샀는지 영수증 | 누구 것인지 분명하지 않으면 부부의 공유로 추정된다(제830조 제2항). |
| 생활비 분담 | 분담 비율이나 공동 계좌 운영 방식 |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공동 부담이다(제833조). 따로 정하려면 이 자리에서 정한다. |
이 표는 법정 서식이 아니라 이 페이지가 만든 정리용 목록이다. 부부재산약정 등기 신청서에 첨부하는 서면은 「부부재산약정등기규칙」 제4조가 정한 것이고 이 표와 별개다.